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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 먹는 뷰티가 뜨는 이유

먹는 뷰티

바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 먹는 뷰티가 뜨는 이유

화장대 위에 세럼이 몇 개나 쌓여 있나요.

저도 한때 그랬어요. 비싼 앰플 사놓고 아침저녁으로 발라도 피부가 푸석한 날은 푸석하더라고요. 거울 보면서 "왜 바르는데 안 좋아지지" 싶었던 적, 한 번쯤 있잖아요.

근데 말이죠. 피부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자라요. 표피 가장 바깥층은 이미 죽은 세포거든요. 그 위에 아무리 좋은 걸 발라도, 진짜 새로 올라오는 피부의 재료는 몸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이 일 하다 보면 고객들한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비싼 거 발라도 효과를 모르겠다"예요. 그러면 저는 거꾸로 물어요. 요즘 잠은 잘 주무세요. 단백질은 챙겨 드세요. 십중팔구 둘 다 엉망입니다.

먹는 뷰티가 뜨는 이유는 단순해요. 피부가 결국 몸의 거울이라는 걸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한 거죠. 화장품 시장이 정체기인데 이너뷰티 카테고리는 매년 두 자릿수로 크고 있거든요. 그게 데이터예요.

오늘은 거기에 대해 좀 풀어볼게요.

피부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자란다

표피의 턴오버 주기, 들어보셨죠. 보통 28일이라고 하는데 이건 20대 기준이에요.

40대 넘어가면 45일, 50대는 60일까지 늘어집니다. 늙은 세포가 오래 남아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화장이 안 먹고 칙칙해 보이는 거예요.

근데 이 턴오버를 결정하는 게 뭐냐. 결국 진피층에 있는 섬유아세포의 활동성입니다. 콜라겐이랑 엘라스틴을 만들어내는 공장 같은 애들이죠.

이 공장이 일하려면 재료가 필요해요. 단백질, 비타민C, 아연, 구리 같은 것들. 재료가 안 들어오는데 좋은 크림 발라봤자 공장은 안 돌아갑니다.

밀가루 없이 빵 굽겠다는 거랑 똑같아요. 오븐만 비싸봤자 의미 없잖아요.

그래서 먹는 뷰티가 화장품을 대체한다는 게 아니라, 사실은 화장품이 작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입니다.

먹는 콜라겐, 진짜 효과 있는 거 맞아요

이게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묻는 질문이에요. "먹어봤자 위에서 다 분해되는 거 아니에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일반 콜라겐은 분자가 너무 커서 흡수가 안 됩니다. 그래서 요즘 제품들은 거의 다 저분자, 펩타이드 형태로 잘게 쪼개서 나와요.

분자량 1000달톤 이하가 기준이고, 좋은 제품은 500달톤 아래까지 내려갑니다. 이 정도면 장에서 그대로 흡수돼서 혈류로 들어가요.

2019년 일본 연구에서 8주간 콜라겐 펩타이드 5g씩 섭취한 그룹이 대조군보다 피부 수분량이 28% 증가했다는 결과가 있어요. 주름 깊이도 유의미하게 줄었고요.

다만 한 가지. 콜라겐만 따로 먹으면 효율이 떨어져요. 비타민C가 있어야 우리 몸이 그걸 진짜 콜라겐으로 합성하거든요. 그래서 같이 들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게 합리적입니다.

레몬즙 안 짜고 김치 담그는 격이라고 보시면 돼요.

히알루론산, 발라야 할까 먹어야 할까

피부과 가면 히알루론산 시술 권하잖아요. 그만큼 보습의 핵심 성분이에요.

근데 바르는 히알루론산은 진피층까지 못 들어갑니다. 분자가 너무 크거든요. 표피 위에서 수분 잡아두는 역할만 해요.

먹는 히알루론산은 다릅니다. 저분자 형태로 가공된 게 장에서 흡수돼서 진짜 피부 진피층까지 도달해요.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1일 120mg 정도가 적정 섭취량입니다.

12주 섭취 시험에서 피부 거칠기 지표가 개선됐다는 임상도 있고요. 무릎 관절액 점도까지 좋아진다는 부가 효과도 보고됐어요.

먹는 것과 바르는 건 작동하는 층이 달라요. 둘 다 하면 시너지가 납니다. 한쪽만 고집할 이유가 없어요.

저도 처음엔 헷갈렸는데, 한번 같이 써보고 나니까 차이가 확실하더라고요.

항산화제 — 진짜 노화는 산화에서 온다

피부 노화의 80%가 자외선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거예요. 정확히는 자외선이 만들어내는 활성산소가 진범입니다.

활성산소는 콜라겐 사슬을 끊어요. 마치 옷에 좀이 슬듯이 피부 구조를 갉아먹어요. 그래서 항산화제가 중요한 거고요.

비타민C, 비타민E, 코엔자임Q10, 글루타치온, 아스타잔틴. 이게 대표 선수들이에요.

특히 아스타잔틴은 비타민E보다 항산화력이 500배 강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헤마토코쿠스라는 미세조류에서 추출하는데, 연어 살이 분홍색인 이유가 이걸 먹어서거든요.

글루타치온은 간 해독에도 쓰이지만 멜라닌 합성을 억제해서 미백에도 작용합니다. 다만 경구 흡수율 논란이 있어서 리포좀 형태가 더 권장돼요.

항산화제는 한 가지만 고용량으로 먹는 것보다 여러 종류를 적정량씩 섞는 게 효율이 좋습니다. 서로 재생시켜주거든요.

장이 망가지면 피부도 망가진다

뜻밖이라 생각하시겠지만, 피부과 의사들이 요즘 가장 강조하는 게 장 건강이에요.

장-피부 축이라고 불러요. 장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 그게 전신 염증으로 번지고, 결국 피부에 트러블로 드러납니다. 여드름이 자꾸 같은 자리에 나는 사람들, 장 의심해 봐야 해요.

프로바이오틱스 중에서도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균주가 피부 관련 연구가 많아요. 12주 섭취 후 여드름 병변이 줄었다는 보고가 있고요.

여기에 프리바이오틱스, 즉 유익균 먹이가 같이 들어가야 효과가 납니다. 이눌린, 프락토올리고당 같은 거요.

장 컨디션이 좋아지면 피부 톤이 한 단계 환해져요. 화장발이 안 받는다는 사람의 절반은 사실 장 문제거든요.

요거트 한 통으로 해결되는 양은 아니라서, 보조제로 균수를 채워주는 게 효율적입니다.

비오틴과 케라틴 — 머리카락도 뷰티다

뷰티 얘기하면서 머리카락을 빼면 섭섭하죠. 모발도 결국 피부 부속기관이에요.

비오틴, 비타민B7이라고도 부르는데 케라틴 합성에 필수입니다. 결핍되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손톱이 잘 깨져요.

성인 권장량은 30마이크로그램이지만 모발 개선 목적이면 2500~5000마이크로그램까지 쓰기도 합니다. 수용성이라 과량 부작용은 적어요.

다만 비오틴 고용량은 갑상선 검사 수치를 왜곡시킬 수 있어요. 병원 검사 앞두고 있으면 일주일 정도 중단하는 게 안전합니다.

아연이랑 같이 가면 좋아요. 아연도 모낭 세포 분열에 관여하거든요. 탈모 초기 분들 채혈해 보면 아연 수치 낮은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머리카락 한 가닥 자라는 데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다 동원돼요. 영양 안 들어오면 몸이 제일 먼저 끊는 게 모발입니다. 생존에 안 중요하니까요.

호르몬이 흔들리면 피부도 흔들린다

여성분들 중에 생리 전후로 피부 뒤집어지는 분들 많잖아요. 그게 우연이 아니에요.

에스트로겐이 떨어지면 콜라겐 합성도 같이 떨어집니다. 폐경 후 5년 안에 피부 콜라겐의 30%가 사라진다는 연구도 있어요. 시소처럼 호르몬이 한쪽으로 기울면 피부도 같이 기울어지는 거죠.

이럴 때 도움 되는 게 식물성 에스트로겐 계열이에요. 대두 이소플라본, 석류 추출물, 백수오 같은 것들. 인체 호르몬이랑 구조가 비슷해서 빈자리를 살짝 채워줍니다.

다만 호르몬 민감성 질환 있는 분들은 의사랑 먼저 상의하세요. 좋다고 무조건 들이붓는 건 위험합니다.

남성분들도 예외 아니에요. 테스토스테론이 너무 떨어지면 피부 탄력도 같이 빠지거든요. 아연, 마그네슘, 비타민D가 거기에 관여합니다.

원료사 다니다 보면 이너뷰티의 다음 흐름은 호르몬 균형 쪽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만큼 핵심이에요.

나이대별로 챙겨야 할 게 다르다

20대랑 50대가 같은 거 먹으면 안 되잖아요. 몸이 다른데요.

20대는 솔직히 콜라겐보다 항산화랑 장 건강이 우선이에요. 콜라겐은 아직 충분히 만들거든요. 자외선 데미지랑 야식·음주로 인한 염증 잡는 게 더 시급해요.

30대 들어가면 콜라겐 합성 속도가 매년 1%씩 떨어집니다. 이때부터 저분자 콜라겐, 비타민C, 히알루론산 조합이 의미 있어져요. 결혼·출산 거치면서 영양 빠진 분들은 더더욱요.

40대는 항산화제를 본격적으로 챙겨야 해요. 코엔자임Q10이 30대 대비 절반으로 떨어지거든요. 세포 발전소가 식어가는 시기입니다.

50대 이후는 호르몬과 골밀도까지 같이 봐야 해요. 비타민D, 칼슘, 이소플라본이 라인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피부만 따로 보면 안 되는 나이거든요.

자기 나이에 맞는 우선순위를 알면 돈이 절반으로 줄어요. 안 맞는 거 사놓고 효과 없다고 욕하는 거, 진짜 많이 봤거든요.

언제, 얼마나 먹어야 할까

타이밍 묻는 분들 진짜 많아요. 결론부터 말하면 콜라겐이랑 히알루론산은 공복이 좋습니다.

특히 자기 전. 수면 중에 성장호르몬이 나오면서 피부 재생이 가장 활발하거든요. 그 시간에 재료가 혈류에 있어야 효율이 올라가요.

비타민C는 흡수율 때문에 식후가 낫고, 항산화제 중 지용성인 코엔자임Q10이나 아스타잔틴은 기름기 있는 식사랑 같이 드세요.

권장 섭취 기간은 최소 8주에서 12주. 피부 턴오버 한두 사이클은 돌아야 변화가 보입니다. 2주 먹고 효과 없다고 그만두면 그동안 쓴 돈이 아까워요.

그리고 한 번에 다 챙겨 먹으려고 욕심내지 마세요. 콜라겐, 항산화제, 프로바이오틱스 정도가 핵심이에요. 나머지는 식단에서 채우는 게 맞습니다.

오래 보다 보니 결국 꾸준한 사람이 이깁니다. 비싼 거 한 달 먹고 마는 것보다 적당한 거 1년 먹는 게 훨씬 나아요.

잠과 물, 이게 빠지면 다 소용없다

영양제 얘기 잔뜩 해놓고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솔직히 가장 강력한 이너뷰티는 잠이에요.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 이때 콜라겐 합성이랑 세포 재생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거든요. 이 시간에 깨 있으면 아무리 좋은 거 먹어도 절반은 버리는 거예요.

수분도 마찬가지. 하루 1.5~2리터 안 마시면 진피층이 마릅니다. 히알루론산 먹어봤자 잡아둘 물 자체가 없어요.

스킨에 물을 적셔놓고 말리는 거랑, 마른 스펀지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잖아요. 몸 안도 똑같아요.

영양제는 결핍을 메우는 도구지 생활을 대신해주는 게 아니에요. 이거 자꾸 까먹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한 줄

피부는 바르는 게 아니라 자라는 거예요. 재료부터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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