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비타민D 안 챙겨도 될까 — 실내 생활자의 오해
여름엔 비타민D 안 챙겨도 될까 — 실내 생활자의 오해
"여름엔 햇빛 쨍쨍한데 비타민D 따로 안 먹어도 되죠?"
이 질문, 정말 자주 받거든요. 근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려요.
여름이라고 자동으로 비타민D가 충전되는 게 아니거든요. 출퇴근길 10분, 점심 먹고 5분 잠깐 나가는 그 정도로는 솔직히 부족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여름인데 무슨 비타민D야, 겨울에나 챙기지." 근데 건강검진 결과지 받아보고 좀 충격이었어요. 7월에 측정한 비타민D 수치가 18ng/mL. 결핍이었거든요.
주변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비슷한 경우가 진짜 많아요. 사무실에서 9시부터 6시까지 앉아있고, 점심도 식당에서 먹고, 퇴근하면 어두워진 뒤에 집 들어가잖아요. 그러니까 여름이라고 햇빛을 더 본다는 게 통계적으로 사실이 아닌 거예요.
오히려 여름엔 자외선 차단제도 더 꼼꼼히 바르고, 양산이나 모자도 챙기잖아요. 그러다 보니 피부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는 더 줄어드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거죠.
오늘은 이 얘기를 좀 풀어볼게요.
햇빛만 받으면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는 착각
피부에 자외선B가 닿으면 비타민D가 합성된다, 여기까지는 맞아요.
근데 그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거든요. 자외선B가 강한 시간대는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예요. 그 시간에 팔다리 절반 정도를 햇빛에 직접 노출해야 의미 있는 양이 만들어져요.
근데 그 시간에 사무실 안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창문 너머 햇빛은 비타민D 합성에 거의 도움이 안 돼요. 유리창이 자외선B를 90% 이상 차단하거든요.
운전 중에 받는 햇빛도 마찬가지예요. 차 유리도 자외선B 거의 차단해요. 그래서 "나는 매일 햇빛 받는데?" 하시는 분들 중에 결핍인 경우가 정말 흔합니다.
게다가 선크림 SPF 15만 발라도 비타민D 합성은 99% 차단된대요. 여름엔 SPF 50씩 바르잖아요. 그러니까 피부는 보호되지만 비타민D 합성은 거의 0에 수렴하는 거예요.
이런 얘기 들으면 "그럼 어쩌라고요" 싶으시죠. 그래서 식이나 보충제 얘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거고요.
한국인의 비타민D 수치, 진짜로 어떨까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보면 좀 놀라워요.
한국 성인 중 비타민D 결핍(20ng/mL 미만) 비율이 남성 75%, 여성 82% 정도로 나와요. 절반 훨씬 넘는 사람이 부족한 상태인 거예요.
그리고 이게 계절별로 봐도 큰 차이가 없어요. 겨울이 좀 더 낮긴 한데, 여름이라고 막 충분해지지 않거든요. 여름철 평균도 결핍 기준 살짝 위, 부족 구간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요.
특히 20~30대 여성이 제일 심각해요. 햇빛 차단도 적극적이고 실내 생활 비중도 높으니까요. 임상 자료 보면 이 연령대 여성의 결핍률이 90% 가까이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오래 보다 보니 결핍이 단순히 뼈 문제만 일으키는 게 아니거든요. 면역, 근육, 기분, 수면, 심지어 인슐린 감수성까지 영향을 받아요.
그러니까 "여름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엔 아쉬운 거죠.
비타민D는 햇빛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든다
비타민D는 단순한 비타민이라기보다 호르몬 전구체에 가까워요.
피부에서 합성된 비타민D3는 간에서 한 번 활성화되고, 신장에서 한 번 더 활성화돼야 진짜 일을 시작해요. 그러니까 햇빛 받는 것 자체보다 간·신장 기능, 그리고 마그네슘 같은 보조 인자가 더 중요하기도 해요.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비타민D를 아무리 먹어도 활성형으로 전환이 잘 안 돼요. 이거 의외로 모르시는 분 많거든요.
또 비타민K2도 짝꿍이에요. 비타민D가 칼슘을 흡수시키면, K2가 그 칼슘을 뼈로 정확히 배달해줘요. K2 없으면 칼슘이 혈관에 침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그래서 비타민D 챙기실 때 마그네슘, K2를 같이 보시는 게 맥락상 맞아요. 혼자 가는 게 아니라 팀플레이거든요.
이걸 음식 비유로 풀면, 비타민D는 식재료를 시장에서 사 오는 사람이에요. 근데 요리하고 차리는 사람(마그네슘, K2)이 없으면 식재료가 그냥 부엌에 쌓이기만 하는 거죠.
권장량과 실제 필요량의 갭
한국 권장섭취량은 성인 기준 하루 10마이크로그램(400IU)이에요.
근데 이 수치, 결핍을 면하는 최소량에 가깝거든요. 최적 수치(30~50ng/mL)를 유지하려면 보통 1000~2000IU는 필요하다는 게 국제 가이드라인 쪽 의견이에요.
체중에 따라서도 달라져요.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일수록 비타민D가 지방조직에 분산돼서 혈중 농도가 잘 안 올라가요. 같은 1000IU 먹어도 마른 분은 혈중 농도가 빠르게 오르는데, 체중 80kg 넘는 분은 2000IU 먹어도 부족할 수 있어요.
나이도 변수예요. 50대 넘어가면 피부에서 비타민D 합성하는 능력 자체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어요. 그래서 부모님 세대는 보충제 거의 필수에 가깝다고 봐도 돼요.
이 일 하다 보면 "그냥 비싼 거 먹으면 되죠?" 하시는 분 많은데, 가격보다는 본인 수치 알고 그에 맞는 용량 정하는 게 백배 중요해요.
병원에서 비타민D 검사 한 번 받아보시는 거, 진짜 추천드려요. 보통 3~5만 원 선이거든요.
음식으로 채울 수 있을까
이 질문도 많이 받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음식만으로는 어려워요.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이 생각보다 적거든요. 연어,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 달걀노른자, 표고버섯(햇빛에 말린 것) 정도예요.
연어 100g 먹으면 한 500~600IU 정도 들어와요. 근데 매일 연어 100g 드시는 분이 얼마나 되겠어요. 일주일에 두세 번 먹어도 평균 내면 하루 150IU 수준이에요.
달걀노른자는 한 개에 40IU 정도. 표고버섯도 햇빛에 안 말린 일반 버섯은 거의 없다시피 해요.
그러니까 음식만으로 1000IU 채우려면 매일 연어를 200g씩 드셔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거든요. 이게 현실적이지 않잖아요.
식이로 베이스 깔고, 보충제로 나머지 메우는 그림이 가장 합리적이에요. 둘 중 하나만으로는 솔직히 안 돼요.
보충제 고를 때 진짜 봐야 할 것
비타민D 보충제는 D2와 D3 두 종류가 있어요.
D3가 D2보다 혈중 농도 올리는 효율이 한 1.5~2배 좋다는 연구들이 꽤 일관돼요. 그래서 가능하면 D3 쪽으로 보시는 게 좋아요.
원료는 보통 양털에서 추출한 라놀린 기반이거나, 지의류(이끼) 기반이에요. 비건이시면 지의류 D3 찾으시면 되고요.
용량은 본인 결핍 정도에 따라 1000~5000IU 사이에서 고르시는데, 처음엔 1000~2000IU로 시작해서 3개월 뒤 재검사하는 흐름이 안전해요.
지용성이라 식사 직후, 특히 지방이 든 식사 후에 드시는 게 흡수율이 훨씬 좋아요. 공복에 드시면 흡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자료도 있거든요.
저는 점심 먹고 바로 챙기는데, 잊어버릴 일이 없어서 이 타이밍이 제일 편하더라고요.
오일 캡슐 형태가 정제형보다 흡수가 좋다는 의견이 우세해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오일 캡슐로 가시는 거 추천이고요.
너무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될까
지용성이라 과잉 우려도 있어요. 이 부분 솔직하게 짚고 갈게요.
비타민D 상한섭취량은 보통 하루 4000IU로 잡혀요. 일부 가이드라인은 10000IU까지 안전하다고 보지만, 일반적으론 4000IU 안에서 움직이시는 게 무난해요.
과잉이 누적되면 혈중 칼슘이 올라가는 고칼슘혈증이 생길 수 있어요. 증상은 메스꺼움, 식욕부진, 두통, 심하면 신장결석까지요.
근데 이게 5000IU 한두 번 먹는다고 바로 생기는 건 아니에요. 보통 10000IU 이상을 수개월 이상 지속 복용해야 문제가 됩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 되는 경우보다 "너무 적게 먹어서" 결핍인 경우가 압도적이거든요. 임상에서 비타민D 과잉으로 오는 환자보다 결핍으로 오는 환자가 100배는 많을 거예요.
그래도 무한정 늘리지 마시고, 6개월~1년에 한 번은 혈중 농도 확인하시면서 조절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여름철에도 챙기면 좋은 사람 vs 정말 햇빛만으로 되는 사람
마지막으로 본인이 어느 쪽인지 가늠해볼 수 있게 정리해드릴게요.
보충제 거의 필수인 분은 사무직, 야간 근무자, 평소 선크림 꼼꼼히 바르는 분, 50대 이상, 임산부·수유부, 비만이신 분, 채식 위주 식단이신 분이에요. 이 중 두 개 이상 해당되시면 여름이고 겨울이고 챙기시는 게 맞아요.
햇빛만으로 어느 정도 커버되는 분은 야외 활동 직업(농업, 건설, 배달 등), 매일 30분 이상 한낮에 팔다리 노출하시는 분 정도예요. 이런 분도 겨울엔 보충하시는 게 좋고요.
그러니까 도시에서 직장 다니시는 분 대다수는 사실상 사계절 내내 챙겨야 하는 그룹이라고 보시면 돼요.
"여름이니까 쉬어가도 되겠지"가 통하는 분이 생각보다 적어요. 본인이 어디 속하는지 한번 따져보세요.
검진 한 번 받아보고 본인 수치 아는 게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고요.
한 줄
여름 햇빛은 생각보다 비타민D를 안 만들어줘요. 본인 수치 한 번 확인하고 결정하시는 게 제일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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